분류 전체보기22 바벨의 집 I. 어떤 반성 지구 위에 사는 생명이 만드는 둥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러한 생물의 한 종류이면서도 자기만은 특별하다고 여겨 온 인간의 ‘둥지,’ 곧 건축이나 건물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려는 시도를 계속하는 동안 점점 강렬하게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동물의 둥지와 인간의 집은 원래 동일한 생물학적 필요에서 발생한 것인데도 왜 이다지도 다른 것이 되어 버렸을까.?’ 하는 점이다. 예컨대 동물의 둥지와 인간의 건축에 쓰이는 재료의 문제를 보자. 일본만 한정해서 보더라도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건축은 빌딩이라 부르는 일부 대규모 건조물을 제하고는 거의 모든 건축에 자연대를 사용하였다. 물론 자연 재라 하더라도 인간의 기나긴 역사를 통하여 조금씩 축적된 지혜에 의해 다른 동물이 하지 않는 가공은 되고 있.. 2023. 9. 9. 위협을 위한 집 I. 위협 동물의 과시 행동에는 두 종류가 있다. 그 하나는 ‘구혼(애) 과시’이고 이것과 대비되는 또 하나의 과시를 생물학에서는 ‘위협 과시’ 또는 ‘의에’라 부른다. 이 위협 과시는 먼저 말한바 교미를 위한 과시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흥미 깊은 시사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위협이란 단순히 어떤 동물이 같은 종류의 다른 개체를 위협하거나 실력의 우위를 뽐내거나 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방위적’이라는 것을 먼저 확인해 두어야겠다. 즉 어떤 동물이 다른 생물의 접근에 따라 자기 몸이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느낄 때, 혹은 몸이 직접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개체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공간 영역이 외적의 침범에 직면했을 때 긴급하게 발전하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 위협의 과시다. 인간의 경우도.. 2023. 9. 7. 사랑을 위한 집 I. ‘장식’의 다시 태어남 요즘 건축에 ‘장식’을 부활시키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이 현상을 뒤집어보면 지난 반세기 가까운 기간에 건축가의 설계실에서는 “건축에는 장식이 필요 없다, 낭비다.”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는 이야기다. 한 시대 전의 건축에는 으레 따라다니던 아칸서스 잎의 돋을새김이나 당초 무늬 패턴 같은 것이 건물의 안과 밖으로부터 싹 제거되어 버렸다. 역사에서의 ‘근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사회 전체의 움직임 속에서 ‘근대건축’이 남긴 미학적 경향에 대한 반성이 일고 그러한 정서를 배경으로 “장식을 제거한 것이 과연 건축을 위해 잘한 일이냐?” 하는 물음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1) 경제적인 요청: 어떻게든 건물을 싸게 합리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경제계의 요구가 장식을 부정하는 요청의.. 2023. 9. 6. 고층 건축(집) 추운 겨울철을 어렵사리 넘기고 봄을 맞이하게 된 여왕벌은 땅 위에 꽃이 피고 그 꽃에서 꿀과 꽃가루를 채취할 수 있게 되면 둥지를 만들기 위한 눈부신 활동을 개시한다. 구멍 파기 파가 아닌 공중파 벌, 곧 재료의 장력을 이용하여 공중에 매달린 상태로 자기네 집단을 위한 둥지를 만들려는 벌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꿀벌을 예외로 하고, 키다리 벌이나 참새별의 여왕은 여왕이라는 이름이 갖는 우아한 이미지에는 당치도 않게 근면하고 고독한 집짓기 노동에 종사한다. 키다리뻘의 여왕은 상수리나무의 껍질이나 삭정이를 잘라서는 이빨로 잘게 썰어 다진 것에 자신의 침을 섞어서 건축 재료로 사용한다. 우선 인가의 처마 밑이나 나뭇가지에서 펄프 상태의 재료를 막대기 형태로 늘어뜨려 가다가 어느 곳에선가 그것을 육각 기둥 모양.. 2023. 9. 5.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