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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2

물 위에 짓는 건축 해상 도시 I. 논병아리의 뜬 둥지 저녁 바람 부니 왜가리 정강이에 찰랑한 물살“ 일본 앤데 시대의 시인 부손의 작품이다. 여름날 저녁 시원한 저녁 물가의 정경이 왜가리의 가느다란 정강이에 찰랑이는 물살로 형상화되었다. 참으로 회화적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곳을 찾아 나가는 물가에서도 흔히 우리는 뭇 동물의 착상이 풍부한 둥지를 발견한다. ‘뜬 둥지’라는 것은 풀 위에 만들어진 물새 둥지인데 주로 논병아리 집인 경우가 많다. 논병아리는 호숫가 늪지나 물살이 조용한 냇가에 사는 새로서 잠수를 잘한다 이 새는 물에서 생활을 많이 하므로 다른 새들처럼 땅 위나 풀숲 나무 사이에 둥지를 만들지 않고 물 위에 둥지를 튼다. 그것이 여기서 말하는‘뜬 둥지.’ 즉 물 위에 뜨는 집이다. 일본의 시인들이 ‘뜬 둥지’를 바라보는.. 2023. 9. 1.
늘어뜨리기를 이용한 건축(집) 목차 펼치기 I.거미줄도 중력에 역행해서 만들어진 늘어뜨린 집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거미줄을 가만히 쳐다보면 미묘하게 늘어진 모양을 볼 수 있다. 바깥쪽을 향해 중심으로부터 뻗쳐 나가고 있는 날줄이 마치 양손으로 잡아서 펼쳐 놓은 긴 스커트 자락인 양 낙낙하게 아래로 드리워진 부챗살 모양의 곡선을 그리고, 그 날줄 사이로 맞물려진 씨줄이 잠에서 깬 여인의 흐트러진 머릿결인 양 여기저기 끊기기도 하고 풀리기도 한 채로 느슨하게 늘어져 보인다. 이런 광경에 부딪힐 때마다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자연의 공간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가벼이 떠 있는 거미줄에도 이 지구를 지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 곧 중력의 법칙이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거미줄도 중력에 역행해서 만들어진 생물의 구축.. 2023.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