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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거미줄도 중력에 역행해서 만들어진 늘어뜨린 집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거미줄을 가만히 쳐다보면 미묘하게 늘어진 모양을 볼 수 있다.
바깥쪽을 향해 중심으로부터 뻗쳐 나가고 있는 날줄이 마치 양손으로 잡아서 펼쳐 놓은 긴 스커트 자락인 양 낙낙하게 아래로 드리워진 부챗살 모양의 곡선을 그리고, 그 날줄 사이로 맞물려진 씨줄이 잠에서 깬 여인의 흐트러진 머릿결인 양 여기저기 끊기기도 하고 풀리기도 한 채로 느슨하게 늘어져 보인다. 이런 광경에 부딪힐 때마다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자연의 공간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가벼이 떠 있는 거미줄에도 이 지구를 지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 곧 중력의 법칙이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거미줄도 중력에 역행해서 만들어진 생물의 구축물이라는 사실이다.
이 지구상에 만들어지는 모든 생물의 집은 모두 어떤 모양으로든 중력의 지배에 저항하여 만들어져 있거나 중력의 지배를 어떤 형태로든 체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 위의 가지 사이에 만드는 작은 새의 둥지건, 땅속에 감추어진 개미집이건, 바다나 강 속에 있는 물고기의 집이건, 혹은 포유류나 우리 인간의 주거이건, 모든 것은 집으로서의 내부 공간을 지닌 일정한 구조물인 이상 원칙적으로 중력, 즉 인력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지구상에서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은 인력과의 관계를 갖가지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라 말해도 좋을 듯하다.
II. 끌어당김과 거꾸로 늘어뜨리기에 대한 건축학적 이해
인간 건축의 산문화된 상태로부터 눈길을 돌려 다른 생물의 집 짓는 광경을 보게 되면 대부분 인력에 대하여 너무도 진지하게 꾸밈이나 과장 없이 직접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거미집은 건축 용어에서 말하는 끌어당김 구조로 만들어진 멋진 구조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가는 실오라기 형태의 어떤 물질은 압축에는 약하지만 끌어당김에는 매우 강한 힘을 발휘한다.
건축물에서 철근이나 굵은 철사가 쓰이는 것은 바로 이런 성질을 이용하기 위해서인데 거미는 현대 건축의 늘어뜨림 지붕 구조라고 하는 끌어당김 구조 기술에 충분히 필적하는 지혜와 기술을 가지고 공학적 계산 없이도 중력의 지배 속에서 효율적인 그물을 펼쳐 보인다.
1. 거꾸로 늘어뜨리기에 대한 실험
건축가 가우디는 오늘날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다량의 강철이나 시멘트 등 공업화된 건축 재료를 충분히 사용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설사 그러한 재료를 쓸 수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구조학의 계산 방식도 정비되어 있지 않고 또 그 수식을 계산해 내는 데 필요한 계산기 같은 설비도 없었던 시대였음에도 매우 뛰어난 구조 기술자였다.
가우디는 살아생전에 거대한 건축물을 설계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가우디가 설계한 건물들은 장대한 규모와 독창적 내부 공간으로 20세기 건축사의 기념비적인 건물들이다.
이 건물들은 어느 것이나 종래 서구의 전통적인 이른바 조직적 건축 기술의 틀을 벗어난 규모이고 그 때문에 가우디는 아치 가구에서도 극히 대담한 구조상의 시도를 하였다. 그것은 가우디의 ‘거꾸로 늘어뜨리기 실험.이라 부르는 독특한 구조의 시험이었다.
2. 자연에서 찾아보는 건축에 대한 이해
가우디가 추구한 이상적인 아치 형태란 기둥에 가해지는 외부로부터의 힘과 기둥 자체의 무게가 합쳐진 힘이 기둥의 방향과 완전히 일치하고 있을 때의 형태이다. 그는 또 돌이나 벽돌로 만들어지는 이상적인 기둥의 방향을 알기 위해 실을 드리우고 그 실의 각 부분에 기둥에 가해지는 외부의 힘과 자신의 무게를 가했다. 이것은 실의 방향이 힘이 가해지는 방향과 완전히 일치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모든 것은 자연이 써 놓은 위대한 책을 공부하는 데서 태어난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작품은 모두 이 위대한 책 속에 씌어 있다. 자연의 위대한 책을 배울 때 자연을 모방하면서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을 만든 창조주는 무익한 가르침은 일절 주지 않으셨다. 모든 것은 그 가르침의 산물이다. 인간의 발명이라는 것은
그 가르침을 깨치는 것. 곧 자연의 모방일 뿐이다.”
3. 둥지의 모양과 구조
동물의 ’건축‘은 압축을 주제로 한 구조의 것과 끌어당김에 강한 재료를 미묘하게 이용한 것으로 분류해서 생각할 수 있다. 땅 위 또는 땅속에 있는 ’둥지 건축가들‘ 의 관심의 초점은 그들의 ’건축‘에 가해지는 압축력의 처리이다. 그들은 바위나 진흙, 자갈, 나무토막, 돌 따위가 그러한 힘에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데 그 강도를 경험적으로 숙지하고 있다.두더지나 들개 등 땅속에 둥지를 만드는 동물들은 그들의 건축물에 가해지는 대지의 압축력을 몸으로 계산해낸다. 그들이 둥지는 자연에서 스스로 체득한 생존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III. 짜임새
조류가 엮어 짜는 형태의 둥지를 트는 것으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찌르레깃과의 올펜드라가 알려져 있다. 올펜드라와 베 짜기 새의 둥지에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베 짜기 새의 경우는 둥지 트는 일이 수컷의 묵시아서 교미할 때가 되면 수컷이 둥지를 만들어 장식해 놓고 자랑해서 암컷을 맞아들인다. 그것과는 반대로 올펜드라의 둥지 만들기는 암컷의 몫이며 수컷은 그 작업을 도와주지도 않는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똑같이 엮어 짜는 짜임의 형태이면서도 베 짜기 새의 둥지는 출입구가 아래쪽을 향해 있는데 반하여 올펜드라의 둥지는 맨 위쪽, 둥지가 가지에 연결되는 부분이 뚫려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덴마크의 디자이너 나나 디젤은 둥지 모양의 짜임 있는 그네 의자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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