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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재미난 건축이야기

생물의 건축학과 기하학이 있는 집

by 아셀라2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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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생물과 건축학

어느 저자의 동물학 관련의 전문 잡지에 연재한 글을 이라는 책이 세상에나 왔다. 이후 이 책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은 많이 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책의 내용이 세간의 이해를 받게 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세상이 그만큼 변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에 많은 사람이 자연, 환경과 같은 문제에 대해 전에 없던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지구 자체의 장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기 시작했다. 또 이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인간 행동 가운데 매우 중요한 측면인 도시 계획이나 건축의 디자인에 관해서도 단순한 모더니즘적 이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다시 한번 건축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그러나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덕분에 수면 아래로 사라진 듯하던 졸저가 고단샤가 학계에서 관심을 받고 학술적인 분야로 다시 떠오를 기회를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II. 동물의 집이 현대 건축사에 시사하는 점

1. 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은 작가가 쓴 ‘동물의 건축’ 책을 훓어보다가 풍부한 도판과 사진 가운데 몇 개를 눈여겨보기도 하고 그 아래 쓰인 설명문을 대충대충 주워 읽기도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료되었다. ‘동물의 건축’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집 가자 대신 소 자를 쓰고 ‘둥지’라 부르는 동물의 자연생활 장치에까지 우리는 건축이라는 생각이 미치지는 못했다 그것은 참으로 게으름 그 자체였다. 동물의 집 구조나 재료와 기능을 정확히 관찰, 기록집을 통해 동물학의 새로운 한 장을 장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사람이 관심 가지고 개척할 분야는 아니었다. 대신 사람의 건축에 대한 강렬한 관심과 흥미가 높아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한 처지에서 뭇 생물의 건축들은 인간의 관점이 아닌 동물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동물의 건축학이라고 할 수 있다.

2. 동물의 건축에서 발견한 사람의 집

오늘날 혼동과 정체로 고통을 겪는 사람의 건축에 어쩌면 동물의 ‘건축’이 뭔가 밝은 빛을 비춰 주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성급하지만 우리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공리적인 결과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동물 ‘건축’의 다채로운 내용이 오늘날 완전히 퇴색해버리고 천편일률적인 사람들의 둥지 틀기에 대한 정열, 이 가는 원적 충동을 회복하는데 큰 활력을 주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향에서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적인 연구가들의 작업의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허물어진 전체의 조각들 가운데서 사람의 건축이 마침내 거두어들여 쌓아야 할 몇 가지 확실한 재료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동물의 ‘건축’과 사람의 ‘건축’은 생물의 ‘건축’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같은 길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만든 기하학 무늬


III. 기하학무늬가 반영되는 사람의 집

어느 중학교에서 공작 수업 시간에 숙제로 ‘새집’ 만들기를 학생들에게 시켜보았다. 그 숙제를 낸 교사는 학생들이 낸 숙제의 결과물에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가져온 ‘새집’의 거의 전부가 사람의 집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혹은 개집의 형태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었다. 개집을 축소한 듯한 삼각형의 맞배지붕을 하고 있는가 하면 흔히 우편함처럼 외쪽지붕 널빤지 밑에 동그랗게 출입구를 내어놓는 형태를 하고 있었다.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통속적인 ‘새집’과 흡사했다. 어디까지나 ‘새집’인데 왜 사람의 집 형태가 담겨 있어야 하는가, 그것은 독선이고 새는 결코 그러한 인공적인 형태를 좋아하지 올 것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분명히 동물의 ‘건축’에는 인간의 문명이 획득한 고전적 의미에서의 ‘기하학’이 쓰이지 않는다. 그들의 둥지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직선, 직각, 수평이 거의 불필요하다. 이에 비하여 인간의 집이 건축될 때는 모든 면에서 ‘기하학’적 구성이 중요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집이라는 공간의 내용과 역사를 담아내고 있고, 어쩌면 지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새집으로서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을 뒤집어 보면 동물의 집이 보금자리로서 걸맞다고 하는 것은 과연 어떤 상태를 말하는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즉, 동물의 집 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와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그 물음에 답을 내려는 것은 너무 성급한 면이 있다. 이제부터 차근차근 사람의 건축과 동물 건축의 주변을 둘러보면서 그 각자의 윤곽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우선 사람의 건축부터 생각해 보는 것이 편할 것 같다.
흔한 이야기지만 사람도 동물인 이상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의 하나인 건축도 그 출발은 둥지에 있었다. 기나긴 인간의 역사 속에서 처음에는 둥지였던 인간의 주거 공간이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어느 시점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여 재료, 모양이나 구성에서 다른 동물의 건축과는 깊은 단층을 이루게 되었다. 그 단층이 사람의 집 모양을 흉내 낸 새집을 자연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것으로 느껴지게 한 것이다. 

이 단층이 생겨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으나 지금 우리는 가장 표면적이고 시각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형태의 차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인간의 주거는 애당초 둥지로서 출발하였지만, 그것을 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서 ‘기하학’을 이용하면서부터 다른 동물의 건축과 결정적으로 달라지었다.
인간의 집 모양을 흉내 낸 새집의 이질감은 그것이 인간의 주거를 지배하는 엄격한 기하학의 인상을 풍기기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동물의 건축에는 인간의 문명이 획득한 고전적 의미에서 기하학이 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의 건축에는 엄밀히 말해서 직선, 직각, 수평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인간이 집이 건축될 때는 모든 면에서 기하학적 구성이 중요해지고 그 공간의 내용과 역사를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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