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재미난 건축이야기15 사막 한가운데 지은 바빌론의 건축(공중정원) I. 아미타스의 궁전 기원전 600년경, 신 바빌론의 왕 네부카드네자르2세는 북쪽 나라 미티 출신의 아름다운 아미타스를 왕후로 들였다. 숲과 그늘이 울창하고 화초가 무성한 미티에서 자란 왕비는 몇 달이 지나도록 비가 오지않는 그곳의 기후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했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에 아미타스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했고, 급기야 아름답던 몸이 뼈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다급해진 네부카드네자르 왕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돌멩이 하나 찾아보기 힘든 몹쓸 땅이었지만, 도시 안에 커다란 인공적인 산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수많은 노예들이 피땀을 쏟은 결과 몇 년 후 높은 산이 세워졌다. 멀리서 보면 온갖 화초와 나무들이 공중에서 자라는 듯 보였기 때문에 ‘.. 2023. 9. 10. 바벨의 집 I. 어떤 반성 지구 위에 사는 생명이 만드는 둥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러한 생물의 한 종류이면서도 자기만은 특별하다고 여겨 온 인간의 ‘둥지,’ 곧 건축이나 건물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려는 시도를 계속하는 동안 점점 강렬하게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동물의 둥지와 인간의 집은 원래 동일한 생물학적 필요에서 발생한 것인데도 왜 이다지도 다른 것이 되어 버렸을까.?’ 하는 점이다. 예컨대 동물의 둥지와 인간의 건축에 쓰이는 재료의 문제를 보자. 일본만 한정해서 보더라도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건축은 빌딩이라 부르는 일부 대규모 건조물을 제하고는 거의 모든 건축에 자연대를 사용하였다. 물론 자연 재라 하더라도 인간의 기나긴 역사를 통하여 조금씩 축적된 지혜에 의해 다른 동물이 하지 않는 가공은 되고 있.. 2023. 9. 9. 위협을 위한 집 I. 위협 동물의 과시 행동에는 두 종류가 있다. 그 하나는 ‘구혼(애) 과시’이고 이것과 대비되는 또 하나의 과시를 생물학에서는 ‘위협 과시’ 또는 ‘의에’라 부른다. 이 위협 과시는 먼저 말한바 교미를 위한 과시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흥미 깊은 시사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위협이란 단순히 어떤 동물이 같은 종류의 다른 개체를 위협하거나 실력의 우위를 뽐내거나 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방위적’이라는 것을 먼저 확인해 두어야겠다. 즉 어떤 동물이 다른 생물의 접근에 따라 자기 몸이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느낄 때, 혹은 몸이 직접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개체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공간 영역이 외적의 침범에 직면했을 때 긴급하게 발전하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 위협의 과시다. 인간의 경우도.. 2023. 9. 7. 사랑을 위한 집 I. ‘장식’의 다시 태어남 요즘 건축에 ‘장식’을 부활시키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이 현상을 뒤집어보면 지난 반세기 가까운 기간에 건축가의 설계실에서는 “건축에는 장식이 필요 없다, 낭비다.”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는 이야기다. 한 시대 전의 건축에는 으레 따라다니던 아칸서스 잎의 돋을새김이나 당초 무늬 패턴 같은 것이 건물의 안과 밖으로부터 싹 제거되어 버렸다. 역사에서의 ‘근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사회 전체의 움직임 속에서 ‘근대건축’이 남긴 미학적 경향에 대한 반성이 일고 그러한 정서를 배경으로 “장식을 제거한 것이 과연 건축을 위해 잘한 일이냐?” 하는 물음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1) 경제적인 요청: 어떻게든 건물을 싸게 합리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경제계의 요구가 장식을 부정하는 요청의.. 2023. 9. 6. 이전 1 2 3 4 다음